특허 스토리

의약품특허, 임상시험 전에 출원해야 특허권 잃지 않습니다

윤변리사 2026. 3. 30. 11:57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오늘은 제가 꽤 자주 받는 문의 중 하나인 의약품 특허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제약사 연구원, 바이오 스타트업 대표, 심지어 개인 발명가까지. 의약품 특허를 알아보시는 분들의 배경은 정말 다양합니다. 그런데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대부분 "이게 특허가 될 수 있을지"를 먼저 물어보시기 전에, 이미 한두 곳에서 상담을 받고 오신다는 거죠.


그리고 그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거의 비슷합니다.


다른 데서는 그냥 출원하면 된다고 했는데, 뭔가 불안해서요.

그 불안, 맞습니다. 근거 있는 불안입니다.




의약품 특허, 왜 유독 어려운가


특허 중에서도 의약품 분야는 난이도가 다릅니다. 단순히 어렵다는 말이 아니라, 심사 기준 자체가 다른 기술 분야와 다르게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인 기계 장치나 소프트웨어 특허는 "새롭고, 진보했으면" 대체로 등록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런데 의약품은 여기에 한 가지가 더 붙습니다. 약리 효과의 구체적인 기재가 없으면 특허청 심사관은 발명이 완성됐다고 보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이 화합물이 암세포를 억제하더라"라는 사실을 출원 명세서에 실험 데이터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아무리 신규한 물질이라도 거절이 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걸 모르고 출원했다가 거절이유 통지를 받고 저에게 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에도 한 바이오 스타트업 대표님이 오셨는데, 이미 타 사무소에서 출원을 진행한 상태였습니다. 명세서를 열어보니 약리 효과에 대한 데이터가 거의 없었어요. 그 자리에서 제가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이 상태로는 등록이 쉽지 않다고. 대표님 표정이 굳어지는 걸 보면서, 저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의약품 특허의 종류,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의약품 특허"라고 하면 막연하게 신약 하나를 보호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훨씬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 물질 특허: 새로운 화합물, 단백질, 항체 자체를 보호
  • 용도 특허: 기존에 알려진 물질이지만, 새로운 질환에 효과가 있음을 발견한 경우
  • 제형 특허: 약의 성분이 아닌, 전달 방식이나 제형 자체의 개선
  • 제조방법 특허: 의약품을 만드는 공정이나 방법

이 중에서 특히 용도 특허는 굉장히 중요한데, 많이 간과됩니다. 이미 알려진 성분이라도 새로운 적응증을 발견하면 특허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형 제약사들이 특허 포트폴리오를 두텁게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특허 존속기간 연장, 이걸 모르면 손해입니다


의약품 특허에만 적용되는 독특한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특허 존속기간 연장 제도입니다.


원래 특허 존속기간은 출원일로부터 20년입니다. 그런데 의약품은 특허를 받더라도 실제로 시장에 판매하려면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허가 과정이 보통 수년씩 걸립니다. 그 기간 동안 특허는 소진되고 있는데 정작 약은 팔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 거죠.


이 불합리함을 보완하기 위해, 허가 취득에 소요된 기간만큼 특허 존속기간을 최대 5년까지 연장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단, 신청 기한이 있습니다. 품목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연장 등록 출원을 해야 합니다.


이 기한을 놓치면? 연장이 불가능합니다. 되돌릴 방법이 없어요. 제가 19년 동안 일하면서 이 기한을 놓쳐서 뒤늦게 연락 오시는 분들을 몇 번 봤는데, 그때마다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기한이 지난 뒤에는 저도, 누구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제네릭 특허 분쟁, 오리지널 의약품 회사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약 분야에서 특허 분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지점이 바로 제네릭(복제약) 진입을 둘러싼 공방입니다.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 회사들이 진입합니다. 이때 오리지널 회사는 남아있는 제형 특허, 용도 특허 등을 활용해 방어를 시도하고, 제네릭 회사는 이 특허들의 무효를 주장하거나 특허를 우회하는 전략을 씁니다.


이건 대형 제약사들 이야기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규모가 작은 바이오 스타트업도, 기술을 이전하려는 연구소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특히 기술이전을 준비하는 경우, 상대방이 특허의 유효성을 먼저 따져봅니다. 취약한 특허 하나가 협상 테이블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되는 경우를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특허는 등록받는 것이 끝이 아닙니다. 얼마나 단단하게 쌓느냐가 진짜 싸움입니다.




셀프 출원의 위험성, 의약품은 더욱 각별합니다


일반 기계 특허나 생활용품 특허도 셀프 출원이 위험하지만, 의약품 특허는 차원이 다릅니다.


앞서 말씀드린 약리 효과 기재 문제만이 아닙니다. 청구항 하나를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보호받는 범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너무 좁게 쓰면 경쟁사가 살짝 구조를 바꿔 쉽게 우회합니다. 너무 넓게 쓰면 선행기술에 걸려 거절이 납니다. 이 줄타기를 제대로 하려면 해당 분야의 경험이 쌓여야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처음부터 잘한 건 아닙니다. 19년이라는 시간이 쌓이면서 어떤 청구항이 살아남고, 어떤 청구항이 심사관에게 뚫리는지를 몸으로 익혔습니다. 이게 경험이 주는 감각입니다.


이 감각 없이 셀프로 진행하다가 거절이유 통지를 받고, 그때서야 부랴부랴 변리사를 찾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미 출원 명세서의 뼈대가 잘못 세워진 상태에서는, 중간에 수정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처음 단추를 잘못 끼운 거죠. 그 단추를 풀고 다시 끼우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의약품 특허,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결국 의약품 특허는 출원 전 전략 설계가 핵심입니다.


어떤 형태의 특허를 몇 개 쌓을 것인지, 물질 특허가 어렵다면 용도 특허나 제형 특허로 돌아갈 수 있는지, 해외 출원이 필요한지, 기술이전이나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지에 따라 접근 방향이 전혀 달라집니다.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 의약품 관련 상담이 꽤 됩니다. 대학교 연구실에서 나온 신규 화합물, 기능성 원료를 개발한 중소 제약사, 천연물 기반 치료제를 연구하는 스타트업까지. 케이스마다 전략이 다릅니다. 하나의 공식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상담 때 항상 먼저 묻습니다.


이 특허를 통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하실 겁니까?

그 답에 따라 방향이 결정됩니다.




정리 드리면,


의약품 특허는 약리 효과의 뒷받침이 없으면 거절 위험이 높고, 물질·용도·제형·제조방법 등 다양한 형태의 보호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허 존속기간 연장 제도는 기한을 놓치면 되돌릴 수 없으니 반드시 챙기셔야 하고, 셀프 출원은 일반 특허보다 훨씬 더 위험합니다.


등록 자체보다, 얼마나 단단한 특허를 쌓느냐가 진짜 승부입니다.


정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